2021. 3. 31. 10:29
하루하루
별 거 아닌 일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 피로가 누적되었다.
이십 대 후반부터 지금까지는 속상한 기분에 빠져서 헤어날 줄 몰랐던 것 같다.
그동안 받아온 상담들과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던 날들. 이젠 안녕하고 싶다.
며칠 전, 그애의 마지막 사진을 처분했다. 잘 나온 그의 20대 초반 증명사진이다.
모든 사진을 가위로 자르고도 한 장이 남아있던 것을 몇 년 동안 간직하고 있었다.
그 사진을 처분하면 나의 이십 대는 사라지는 거라 생각했다.
그 애로 인하여 즐거웠던 기억이나 내가 이루고 싶었던 막연했던 꿈까지.
회사 세단기에 사진을 넣고 작동시켰다. 깔끔하게 잘 잘렸을 것 같다.
그 애를 만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뭐가 같고 또 다른지 모르겠다.
그 애를 둘러싼 밝은 느낌을 좋아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 애를 좋아한 것이 맞는 것일까?
내 상상에 그 애를 좋아한 것 일수 있다고 생각한다.
거울을 보면 내 눈 밑은 어둡고 얼굴과 몸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다.
나 자신을 내가 조금 더 생각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