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히 부드럽게

누군가 외도를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식이라 표현하는 건 좀 이상하지만.

나는 미혼인데도 이런 일을 들으니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그 사람이 그러리라는 것을 짐작했었다.

다 같이 만나는 자리에서도 태도가 좀 이상하긴 했다.

프랑스어 문법에 집중이 안돼서 질문거리 하나를 찾아내고 영상을 껐다.

엄마는 베르사이유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소피아 코폴라 영화 같이 무대의상은 예쁘지만

그런 느낌이 아니다.

엄마는 요즘에 넷플릭스에 빠져 있다.

죽는게 뭐라고 라는 책에서 작가 사노 요코가 괴로운 시절을 한국드라마 시청으로

이겨냈다고 하던데 엄마도 내면에 괴로운 일이 많은가보다.

프랑스드라마 '베르사이유'는 프랑스 드라마지만 주인공들이 영어를 쓴다.

암투가 벌어지는 궁전 안팎을 관조적인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드라마인데 정신건강에 좋은 드라마는 아닌 것 같다.

엊그제 받은 상담치료에서 두 시간 동안 명상하라고 했는데 거의 못하고 잠으로 때우고 있다.

나의 엘렉트라 콤플렉스에 관해서 생각한다.

회사일 외에 내 안의 아니무스/아니메를 해소할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혼자 일기를 쓰고, 프랑스어를 배운다.

상담에서 내 트라우마를 발견한 뒤로 불안이 깊어졌다.

아니면 단순히 저녁을 안 먹어서 배가 고픈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정리하고 자야겠다. 벌써 열 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