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6. 11:22
좋아좋아
어릴 때부터 간혹 일기를 써왔다. 노트처럼 생긴 작은 일기장은 몇 권이나 보관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는 다이어리를 썼는데 날짜별로 칸이 나누어진 3공 다이어리에 별 시답잖은
여고생의 일상을 적어나갔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도 붙이면서.
시험공부를 할 때는 스노우캣 다이어리를 썼었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로 작은 네모칸을
빼곡히 채웠다. 지금은 버려서 어디 갔는지 모르지만.
최근에 파리 사진을 담은 사진 다이어리를 한 권 구입했다. 그동안 여기저기 펼쳐놓은
나의 마음을 주워담고 싶다.
이삿짐을 정리하다 발견한 이십 년쯤 전에 쓴 일기장을 열어보니 그때 만난 첫사랑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바보 같은 여자애였구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읽다가 말았다.
얼마나 그때 그 공부가 싫었으면 그렇게 사람에 홀랑 빠졌나.
나는 현실이 힘들 때 누군가를 많이 좋아하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
요사이 갑자기 예전에 좋아하던 사람이 떠오르며 시름시름 아프다.
사랑노래도 자꾸 듣고 싶고.
봄바람인가. 상사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