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6. 23:28
하루하루
지나간 일로 남겨야 한다는데
나는 그게 잘 안돼. 자꾸만 곱씹고 있다.
옛날 생각을 안 하려면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고 해서 재미를 추구했다.
발레를 하고 음악이론을 배우고 북 토크에 쫓아다니고 독서회 영화모임 각종 서포터스...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이야기 듣고 하는 즐거운 시간을 좋아한다 생각했는데
그 시간은 단순히 내 노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만나다 보면 좀 아닌 사람들도 있고 자기의 이익만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 사람은 여기서 나를 왜 만나는 건지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나도 사람을 만날수록 사람을 잘 모르게 되었다.
순수하게 살다가 상처 받은 일이 많아서 자꾸 내 맘을 숨기고 잘 보이려고만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나 자신을 숨기려 해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게 되었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뭘까?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가 되고 싶은 건 뭐지?
갈등을 싫어해서 갈등을 회피하다 보니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이 되었다.
아무 색깔도 아니고 살만 쪘다.
나는 뭐 하는 사람이지? 일할 때는 쉬는 날만 생각하고 쉬는 날엔 회사 생각으로 괴롭다.
사실은 별로 괴로울 일도 없는데. 지금은 사람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워져 버렸다.
뭐 하는 거지?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 약간의 소외감을 느끼면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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