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을 했더니 살이 노동자처럼 찐다. 허리에 힘이 없어지면서 자세가 구부정하게 되어 아랫배가 나온다. 팔뚝은 굵어지고 승모근이 발달한다. 56킬로 까지 살을 빼기로 했다. 그 후에는 다이어트 한약을 먹고 48까지 뺄 것이다. 청소알바하면서 움직일때 손목에는 힘이 없는데 토르소에 찐 살 때문에 부대낀다.
타파해야지. 아침에 엄마가 보리밥이라고 많이 담아주셔서 남겼다. 엄마는 살 뺄 줄을 잘 모르니까 내가 이해해야지. 팔뚝뒷살, 뱃살 허벅지 종아릿살이 버겁다. 시간이 얼른 지나가서 살이 다 빠졌으면 좋겠다. 지금 65킬로그램이니까 17킬로그램 빼야 한다. 못해도 3개월 걸릴 것 같다. 9월 말이면 다 빠진다. 얼른 빠져라.
예전에 참 잘 다녔는데. 요즘 잠이 부족하다. 그래서 망상이 더 느는 듯. 모 시청 공무원을 만나보기로 했다. 벌써 맥빠진다. 구질구질한 건 싫다. 그냥 상상이 된다. 47 공무원 노총각 알 것 같다. 그런 사람의 아내가 되어야 하나? 하다 그만 두기도 힘든 노릇이고. 지겹다 그사람들. 대한민국은 그런 사람들을 어디 공장에서 찍어내는 걸까.
그렇다고 모대학교수인 그자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이랑은 잘해보고 싶어서 내가 노력했다. 이번엔 용쓰지 말아야지. 그냥 내버려 둬야겠다.
내 삶이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고 어릴 때 내가 정해둔 걸까. 하필 미성년자일때 멋진 그를 만나서 눈이 높아졌다. 생각을 하지 말고 생활을 하자. 대학교때 만난 그는 아니었는데 내가 좋은거라 생각했던 건 다 빗나간 것 같다. 하나만 빼고, 그가 나중에 잘 될거라 예측한 것 딱 하나만 빼고. 그래서 내가 더 그에게 집착을 하나.
다이어트 단톡방의 ㄹ 이라는 애랑 갈등이 생겨서 방을 나왔다. 살찐사람이 한심하다 생각하는 것 같다는 말까지 내가 그애에게 했다. 햄버거를 참는다는 나에게 거기서 토마토랑 양상추만 빼먹으면 안되냐길래 가슴이 답답해져 방을 나왔다.
무슨 가스라이팅 하려는 사람 같이 ㄹ 이 그랬다. 강박증 환자 아닐까. 남자친구도 있다는데 카톡으로는 안 보이는 특장점이 있나보다. 그에게 너무빠져들고 있다. 아이팟클래식에 옛날 노래들을 담았는데 다 그의 기억이었다. 서로의 추억이 아니라 나만의 기억인 것이 문제지만. 아니다 사실 문제도 아니다. 같이 이룩한 추억이라 생각한 다른 그와의 기억도 나만의 소중한 추억이었을 뿐이라서.
마찬가지지 머 그1이나 그2나. 앞으로 다양한 노래를 들어보기로 했다. 지금은 일하면서 듣기 좋은 음악을 듣고 있다. 견적이 많이 밀려서 스트레스 받는다. 하지만 나보다 더 받는건 기다리는 사람들 일 것이다. 그 전화통화 2006년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은 좋아했는데 왜인지 모르게 싫다고 했다. 지금도 그를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마 그의 성공의 느낌 때문일거다. 내가 그를 진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나? 진짜 좋아하는건 어디를 보고 좋아하는 걸까.
그는 공부잘하는 날라리, 또는 놀기 좋아하는 모범생. 아, 나는 유복한 그 느낌을 너무 좋아해. 그래서 호텔에서 알바를 하는 건지도 모른다. 처음 만난 날도 그 잘잘잘 흐르는 기름기의 느낌을 내 본능이 눈치챘는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아니면 나는 욕망의 노예인지도 모른다. 그는 멋지니까. 학교나 명성이 아니더라도 그 전에도.